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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스포츠서울닷컴] 김영호 원장의 메디컬 월드컵

2018-04-17 09:27:49

기사노출일 : 2010년 06월 11일

우리 사회의 문화로 확실히 자리잡은 노래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마이크를 한번 잡으면 쉬지 않고 노래를 불러도 목청이 우렁차고 고음도 잘 올라갑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한 곡만 불러도 목이 잠기고 마른 기침이 막 나오면서 물을 찾습니다. 얼굴이 저마다 다르듯 사람의 성대는 저마다 지속적인 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노래를 할 때는 일상대화를 할 때보다 성대의 진동수가 2~3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동시에 대화 음성보다 큰소리를 내기 때문에, 성량을 키운 만큼 성대점막의 마찰 또한 증가됩니다.
흥에 겨워서, 혹은 평소에 한번 불러보고 싶었기에, 또는 친한 이와 함께 노래를 하면서 정을 나누고 싶었기에…. 여러 곡의 노래를 이어 부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성대가 견디지 못할 수준으로 목을 혹사하게 됩니다.

6월.
이제 4년간 벼르고 기다렸던 태극전사들의 도전이 다시 시작됩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동안 흘린 땀방울의 보답을 온 국민이 함께 확인할 것입니다.

응원을 하다 보면 갑자기 목이 잠기면서 말이 안 나오고 통증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 팀의 골이라도 터진 경우에는 평소 생각도 못했던 괴성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옵니다. 그 감격과 환희를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 때부터 목소리는 더 이상 내 목소리가 아닙니다.

이 현상은 단시간 내에 과도한 진동으로 마찰이 된 성대점막이 충혈되고 부풀어 올랐기 때문입니다.
태극전사들에게 기를 모아주고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온 국민이 소리를 모아 외치는 함성과 구호는 짧은 시간에 성대의 과도한 마찰을 일으킵니다. 이런 마찰은 앞서 설명한 노래를 할 때 보다 더 극심합니다.

이렇게 부어 오르고 충혈된 성대의 치료는 성대에 더 이상의 자극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즉,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지요. 건조해지면 적은 마찰에도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응원은 하시되 물을 마시면서 목소리는 가급적 자제하셔야 합니다. 흡연, 음주, 지나친 카페인의 섭취는 성대점막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자고 일어나면 잠겼던 목소리는 대부분 회복됩니다.
하지만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성대점막의 부종이나 출혈성 폴립 등의 발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회복이 되었어도 다음 번 응원 때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면, 목소리의 변화는 장기화 될 수 있고 결국은 성대결절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루어냈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에도 성대질환으로 고생하신 분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하지만 병원에 오셔서 치료를 받으시는 환자들의 얼굴도, 치료하는 제 얼굴도 물론 즐거웠습니다.

1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며칠마다 한번씩 응원의 함성을 내게 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목이 잠긴 후 2~3일이 지나도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면 이비인후과 음성 클리닉을 방문하시어 꼭 성대 진찰을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목소리는 생사가 달린 건강의 문제는 아닐지 몰라도, 한번 변하면 정상적인 회복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는 말을 흔히들 합니다. 노래는 처음에는 비교적 잔잔하게 부르다가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고음과 큰소리를 내지만, 응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맥스의 연속입니다.
목이 터져라 외치는 응원도 좋겠지만, 성대가 약하신 분들은 이번 월드컵 때는 자신의 성대 능력에 맞도록 “목청껏” 외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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